
국내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파격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SK증권은 목표가 100만원을 제시했는데요. 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러한 전망의 배경입니다.
과연 이 예측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일까요, 아니면 지나친 낙관론일까요? 오늘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현황과 달성 가능성을 알아봤습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대폭 상향, 그 배경은?
2025년 10월 말부터 국내외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SK하이닉스의 목표가격을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SK증권은 11월 3일 기존 48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무려 108% 상향했고, 교보증권 역시 26만원에서 90만원으로 목표치를 조정했습니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54만원에서 84만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2025년 11월 5일 기준으로 1개월 내 제시한 12개월 평균 목표가격은 699,200원, 최고 목표가격은 100만원, 최저는 50만원입니다. 투자의견 등급도 매수가 압도적입니다.
주요 증권사별 목표주가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최신 기준 목표주가는 fnguide에서 확인해보세요.
| 증권사 | 발표일 | 기존 목표가 | 신규 목표가 | 투자의견 |
| SK증권 | 2025.11.3 | 48만원 | 100만원 | 매수 |
| 교보증권 | 2025.11.4 | 26만원 | 90만원 | 매수 |
| 노무라증권 | 2025.11.3 | 54만원 | 84만원 | 매수 |
| NH투자증권 | 2025.10.29 | 50만원 | 71만원 | 매수 |
| 대신증권 | 2025.10.29 | 55만원 | 70만원 | 매수 |
| 다올투자증권 | 2025.10.30 | 43만원 | 70만원 | 매수 |
| DS투자증권 | 2025.11.4 | – | 65만원 | 매수 |
| LS증권 | 2025.10.23 | 36만원 | 61만원 | 매수 |
PBR에서 PER로, 평가 방식의 대전환
SK증권이 1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수치를 제시한 배경에는 기업가치 평가 방식의 전환에 있습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사이클 내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가 ‘선증설 후수주’에서 ‘선수주 후증설’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주가순자산비율로 평가되었습니다.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는 경기순환형 산업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컸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AI 수요의 확산과 구조적 공급 제약으로 장기 공급 계약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제는 주가수익비율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SK증권은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에 PER 11배를 적용해 100만원의 목표치를 산출했습니다. 교보증권도 단순한 메모리 제조기업을 넘어 ‘메모리의 TSMC’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90만원 목표가격을 제시했습니다.
HBM 시장 리더십,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
SK하이닉스의 강력한 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우위에서 비롯됩니다. 2025년 2분기 기준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62%로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마이크론이 21%, 삼성전자가 17%로 뒤를 이었습니다.
회사는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2025년 9월에는 세계 최초로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HBM4는 데이터 전송 통로를 기존 1024개에서 2048개로 두 배 늘려 대역폭을 2TB/s까지 끌어올렸고, 전력 효율도 40% 이상 개선했습니다.
2025년 3분기 실적은 이러한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매출액 24조 4489억원, 영업이익 11조 383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에 달하며, 범용 D램보다 약 5배 높은 가격의 고부가가치 제품이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의견 변화가 의미하는 것
흥미로운 점은 골드만삭스의 입장 변화입니다. 2025년 7월에는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며 31만원의 목표치를 제시했었습니다.
당시 HBM 시장의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2026년에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었습니다. 이는 시장 경쟁 심화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크게 의족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력이 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 경쟁사 진입으로 HBM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하지만 불과 3개월 후인 10월 29일, 골드만삭스는 다시 ‘매수’로 투자의견을 상향하고 목표가격을 70만원으로 대폭 올렸습니다. AI 지출 증가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HBM 물량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하며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내년 전체 D램 공급 증가분은 서버 관련 D램 수요로 흡수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업용 SDD 수요 확대로 낸드 가격의 가파른 상승도 지속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시장 점유율 확대와 2026년 실적 전망
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36%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992년 이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HBM 분야의 선도적 양산 경쟁력과 검증된 MR-MUF 기술력을 바탕으로 12단과 같은 고단화 제품에서도 점유율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사들은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고 있습니다. SK증권은 56조원에서 76조원으로 35% 높였고, 노무라증권은 2026년 99조원, 2027년 128조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하며 2027년까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채민숙 연구원은 2026년 HBM 평균 판매 단가 추정치를 8% 상승으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54조원에서 70조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HBM 수요 지속 가능성
AI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HBM 시장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향후 5년 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HBM 시장은 2026년 480억~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20%에서 2025년 30% 이상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HBM4를 포함한 내년 HBM 공급 계약을 완료했으며,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로 D램과 낸드 전 제품에 대해 내년까지 고객 수요를 모두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Magnificent 7으로 칭해지는 미국 주요 빅테크들로부터도 자체 칩 생산에 필요한 커스텀 HBM 공급 요청을 받았습니다.
리스크 요인과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
물론 우려 요인도 존재합니다.
HBM4 시장진입 지연 가능성과 경쟁 심화
가장 큰 리스크는 HBM4 시장 진입 지연 가능성과 경쟁 심화입니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한 단계 진보한 1c 공정을 선제 적용해 제품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최근 HBM3E 공급 계약이 임박한 가운데 HBM4 품질 검증도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HBM4 양산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30%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이크론도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HBM 수요 감소 시 수익성 악화 예상
UBS는 HBM 수요가 20% 감소할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HBM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인해 2026년 이후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 고유의 업다운 사이클이 HBM 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은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입니다.
현실적인 목표주가 달성 가능성 평가
현재 주가 수준과 실적을 고려할 때, 70만원대 목표치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025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46.6%, 전년 대비 232.95% 주가 상승을 기록했으며, AI 메모리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만원 목표치는 여러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HBM4 양산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하고, 경쟁사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해야 하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메모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증권사의 목표가격은 참고 자료일 뿐, 투자 결정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단기간에 목표가격이 두 배 이상 상향되는 경우, 시장의 과열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SK하이닉스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은 분명하지만,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경기순환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6년 이후 공급 증가와 경쟁 심화를 고려한다면, 장기 투자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는게 바람직합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 100만원은 AI 시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회사의 기술 경쟁력을 반영한 전망입니다. HBM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 2026년까지 확보된 고객 수요 등은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경쟁 심화, 공급 과잉 가능성, 거시 경제 불확실성 등의 리스크 요인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70만원대 목표치는 현실성이 있어 보이지만, 100만원 달성을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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