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6000억 잭팟 미국 파워볼, 국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파워볼에서 무려 18억 달러, 한화로 약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잭팟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터진 이 믿기 힘든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나도 한국에서 재미로 한 장 사볼 수 없을까?

2조 6000억, 상상조차 힘든 금액의 유혹

이번에 터진 2조 6000억원이라는 금액은 단순한 ‘고액 당첨’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는 한국 로또 1등 평균 당첨금(약 20억 원)의 무려 1,30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매주 로또를 사서 1,300번 연속으로 1등에 당첨되어야 모을 수 있는 돈이죠.

이런 천문학적인 금액이 쌓일 수 있는 이유는 미국 파워볼의 독특한 이월 규정 때문입니다. 1부터 69까지의 숫자 중 5개와 1부터 26까지의 파워볼 숫자 1개를 모두 맞춰야 하는데, 이 확률은 약 2억 9,220만 분의 1입니다. 한국 로또보다 당첨 확률이 약 35배나 더 희박하기 때문에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상금이 계속 누적되는 구조입니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도 ‘인생 한 방’을 꿈꾸며 해외 복권에 눈을 돌리는 분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파워볼 구매대행 사이트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런 사이트를 이용해 미국 파워볼을 구매하는 건 위험합니다.


클릭 한 번으로 인생 역전?

대법원은 해외 복권을 국내에서 유통하거나 구매를 중개하는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형법은 도박개장죄 등을 통해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나 공간을 개설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해외 복권 사이트가 사실상 ‘도박 공간’을 개설한 것으로 보고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구매자 역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구매자 리스크

우리나라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한국인이 해외 복권을 불법적인 루트(국내 사설 업체)를 통해 구매할 경우 도박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호기심에 샀다고 해도, 경찰 단속 시 구매 내역이 증거로 남아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에 설치된 무인 단말기나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파워볼을 주문하는 행위는, 당첨 여부를 떠나 법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위입니다.


“당첨돼도 못 받는다?” 치명적인 함정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구매대행 서비스 자체의 구조적인 위험성 또한 매우 큽니다. 만약 정말로 기적처럼 1등에 당첨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과연 그 당첨금을 온전히 내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경고합니다.

1) 실구매 여부 불투명

소위 ‘먹튀’ 문제입니다. 사용자가 입금한 돈으로 실제 미국에서 복권을 사지 않고, 업체가 자체적으로 전산상 숫자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어차피 1등 당첨 확률은 제로에 가까우니, 낙첨된 돈은 고스란히 업체의 수익이 됩니다.

2) 소유권 분쟁

만약 진짜로 복권을 샀고, 그게 1등에 당첨되었다면? 그 복권 실물은 미국에 있는 구매 대행인의 손에 있습니다. 2조 원이 걸린 종이 조각을 든 대행인이 “이건 내 복권이다”라고 주장하며 잠적한다면, 한국에 있는 구매자가 소유권을 증명할 방법은 요원합니다. 미국 법원에서도 불법적인 경로(한국 내 구매 대행)를 통한 소유권을 인정해 줄지 미지수입니다.

3) 수령 자격 문제

미국 복권국은 공식 판매처가 아닌 온라인 대행이나 우편을 통한 복권 판매를 엄격히 제한합니다. 당첨금 청구 시 구매 경로가 의심되면 지급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미국 파워볼에 도전하는 유일한 방법

그렇다면 한국인은 절대 미국 파워볼을 할 수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방법은 딱 하나, ‘현지 구매’입니다.

미국 복권 당국은 외국인의 당첨금 수령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당첨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단, “미국 내 공식 판매처에서 실물 티켓을 구매하고 소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따라서 미국 출장이나 여행을 갔을 때 기념품을 사듯 재미로 한두 장 구매는 법적 문제가 없으며, 당첨 시 정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첨된다면? 행복한 고민, 세금 계산

미국 현지에서 구매한 복권이 1등에 당첨되었다면 세금은 어떻게 될까요?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떼가는 돈이 많지만, 그래도 남는 금액은 천문학적입니다. 2조 6000억 원 당첨을 가정했을 때 대략적인 세금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세율내용
미국 연방세30%외국인은 당첨금의 30%를 원천징수 당합니다. (내국인은 24% + 알파)
미국 주(State)세0% ~ 8.82%복권을 구매한 주(State)에 따라 다릅니다. (예: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복권 당첨금 비과세)
한국 종핪소득세최대 45%귀국 후 한국 국세청에 신고해야 합니다. 단, 외국납부세액공제 적용

핵심 계산 로직

한국 거주자는 전 세계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합니다. 한국의 최고 소득세율은 45%(지방소득세 포함 시 49.5%)입니다.

  1. 미국에서 먼저 30%(+주세)를 떼고 받습니다.
  2. 한국에 돌아와서 소득 신고를 할 때, 미국에서 낸 세금만큼은 공제(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습니다.
  3. 결과적으로 한국 세율(약 49.5%)이 미국 세율보다 높기 때문에, 그 차액(약 15~20%)만큼을 한국 국세청에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당첨금의 절반 정도인 약 1조 3000억 원 정도가 최종 실수령액으로 예상됩니다. 절반을 세금으로 내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큰 돈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 거주자가 미국 복권에 당첨된 사례는 없다고 합니다. 실제 사례가 나오면 해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2조 6000억 원이라는 숫자는 분명 매혹적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 꿈을 꾸기는 불가능합니다. 진정으로 미국 파워볼의 행운을 시험해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위험한 대행 사이트 대신, 언젠가 떠날 미국 여행 버킷리스트에 ‘복권 한 장 사기’를 추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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