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0억 달러가 증발한 날, 시장은 무엇을 두려워했나?
지난 2월 초, 전 세계 주식 시장은 예기치 못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단 하루 만에 글로벌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기업들의 시가총액 약 2,850억 달러(한화 약 380조 원)가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 거대한 투매를 촉발한 것은 금리 인상도, 전쟁 이슈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앤트로픽(Anthropic)이 조용히 공개한 새로운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였습니다.
많은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SaaS의 대재앙’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이 AI 도구가 어떤 기능을 가졌기에, 견고해 보이던 어도비(Adobe), 세일즈포스(Salesforce), 그리고 인도의 IT 거대 기업들의 주가를 단숨에 끌어내린 것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클로드 코워크가 가져온 충격의 실체와 이것이 소프트웨어 산업에 던지는 경고, 그리고 앞으로의 주가 전망을 냉철하게 분석해 봅니다.
1.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이번 주가 폭락을 이해하려면 먼저 클로드 코워크가 기존의 생성형 AI와 어떻게 다른지 이해해야 합니다. 기존의 ChatGPT나 클로드(Claude)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똑똑한 비서’였다면, 클로드 코워크는 사용자의 컴퓨터 환경에 직접 접속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Agent)’입니다.
- 파일 시스템 접근 및 제어: 클로드 코워크는 사용자의 로컬 폴더와 클라우드 저장소에 직접 접근하여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새로운 문서를 생성합니다.
- 워크플로우 자동화: “지난달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줘”라고 말하면, 엑셀 파일을 열어 데이터를 추출하고, 분석 리포트를 작성한 뒤, 팀원들에게 이메일 초안까지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 플러그인 생태계: 특히 법률(Legal), 코딩, 재무 관리 등 전문 영역에 특화된 11개의 플러그인은 변호사나 개발자가 수행하던 초급~중급 수준의 업무를 완벽에 가깝게 대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시장은 클로드 코워크를 ‘도구’가 아닌, 인간 직원을 대체할 수 있는 ‘가상의 동료’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클로드 코워크를 잠깐 써 봤는데요. 내 컴퓨터와 연결해 파일 정리 등의 작업은 상당히 쉽게 처리했습니다. 파일 정리 쯤이야 할 수 있는데, 플러그인을 통해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생산 관리, 법률, 금융, 데이터, 고객관리 등 앤트로픽에서 제공하는 플러그인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사용해보고 후기를 공유해보겠습니다.

2. 소프트웨어 주가가 폭락한 핵심 이유: ‘Seat’ 기반 모델의 붕괴
그렇다면 왜 하필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의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을까요? 이는 현재 대부분의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수익 모델인 ‘구독형 요금제(Seat-based Pricing)’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공포 때문입니다.
1) 사용자 수(Seat) 감소 우려
기존에는 기업이 직원 100명을 고용하면, 업무용 소프트웨어 계정(Seat)도 100개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클로드 코워크와 같은 AI 에이전트가 도입되면, 기업은 100명이 하던 일을 50명과 AI의 조합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곧 소프트웨어 구독 계정의 대폭적인 감소로 이어지며, SaaS 기업들의 매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2) ‘껍데기(Wrapper)’ 서비스의 몰락
그동안 GPT나 클로드의 API를 가져와 예쁜 인터페이스(UI)만 씌워서 서비스하던, 이른바 ‘Wrapper’ 스타트업들과 경량급 SaaS 기업들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습니다. 앤트로픽이 직접 업무 워크플로우를 장악해 버리면, 중간 단계의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법률 문서 검토, 간단한 코딩 수정, 송장 처리 등을 주력으로 하던 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3. 향후 전망: 옥석 가리기와 새로운 기회
이번 사태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종말’이 아니라 ‘재편’을 의미합니다. 향후 시장은 AI를 얼마나 깊이 있게 통합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입니다.
- 위기 기업군: 단순히 데이터를 입력하고 저장하는 도구에 머무르는 기업, 그리고 AI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단순 기능을 제공하는 기업은 지속적인 주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
- 기회 기업군: 독보적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거나(Data Moat), AI 에이전트가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은 오히려 수혜를 입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나 팔란티어(Palantir)처럼 기업의 레거시 시스템과 AI를 안전하게 연결해 주는 인프라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강력한 해자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소프트웨어 기업의 가치 평가 기준이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보유했는가’에서 ‘AI가 수행한 작업(Outcome)에 대해 얼마나 과금할 수 있는가’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Q&A: 클로드 코워크 사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1. 지금 떨어진 소프트웨어 주식을 저가 매수해도 될까요?
A. 신중해야 합니다. 이번 하락은 일시적인 심리적 공포가 아니라,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입니다. 단순히 많이 떨어졌다고 매수하기보다는, 해당 기업이 AI 에이전트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독점적 데이터나 기술력을 보유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2. AI가 개발자나 전문직을 완전히 대체하게 될까요?
A. ‘완전 대체’보다는 ‘직무의 재정의’가 일어날 것입니다. 클로드 코워크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업무에 탁월하지만, 복잡한 의사결정이나 창의적인 설계까지는 아직 인간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다만, 주니어 레벨의 단순 업무 수요는 급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3. SaaS 기업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요?
A. 요금제 개편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사용자 수 기준 과금에서, AI가 처리한 업무량이나 성과 기반 과금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이어질 것입니다. 또한, 자사 서비스 내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내재화하여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라
클로드 코워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소프트웨어 산업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우리는 ‘소프트웨어의 시대’에서 ‘AI 에이전트의 시대’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에서 단순 SaaS 기업의 비중을 점검하고, AI 인프라 및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 또한, 실무자라면 AI 도구를 경쟁자가 아닌 ‘나의 확장된 능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빠르게 습득해야 합니다. 변화를 거부하는 곳에는 위기가, 변화를 수용하는 곳에는 기회가 있습니다. 지금 바로 여러분의 관심 종목과 업무 방식을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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