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 뜻과 특징, 알고 보니 나도 영포티였다?

영포티
영포티

최근 온라인에서 자주 보이는 ‘영포티’라는 단어, 과연 무슨 뜻일까요? 10년 전 마케팅 업계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만들어진 이 단어는 25년 현재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젊게 살고 싶은 40대를 지칭하던 용어가 어떻게 논란의 중심이 되었을까요? 지금부터 영포티의 진짜 의미와 특징, 그리고 변화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영포티 뜻,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영포티는 Young과 Forty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2015년 11월경 마케팅 업계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당시에는 젊은 감각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40대를 뜻하는 긍정적인 용어였습니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이 2016년 주목할만한 트렌드로 제시하면서 대중화됐는데요. 1990년대 X세대로 불렸던 1970년대생들이 40대가 되면서, 이전 세대와는 다른 소비 패턴과 라이프스타일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배열했을 때 중위 연령이 2014년 기준 40.2세가 되면서, 40대가 사회에서 젊은 축에 속하게 되었다는 배경도 있었죠.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이 단어의 의미가 크게 변질되었습니다. 현재는 나잇값을 못하는 40대, 젊은 척하는 중년을 비하하는 멸칭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확산되면서, 세대 갈등의 상징적인 단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포티의 원래 특징

마케팅 업계에서 처음 정의했던 영포티 세대의 특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가치관

내 집 마련보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며, 이념보다 합리와 상식을 우선시

2) 소비 패턴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중심적 소비를 선호, 패션과 뷰티에 적극 투자

3) 라이프스타일

형식과 체면보다 실질을 중시, 가족과의 시간을 일보다 우선시

4) 문화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력이 높고, 결혼과 출산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

이들은 헬스클럽, 피부관리, 온라인 쇼핑, 편의점 이용 등 과거 젊은 층의 전유물이었던 소비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2012년 올리브영 40대 이상 회원 고객의 매출 비중은 6.8%에 불과했지만, 영포티 세대가 부상하면서 이 비율은 급격히 증가했죠.


왜 영포티는 비하 단어가 되었을까

긍정적 의미로 시작된 영포티가 멸칭으로 변화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1) 세대 간 경제적 격차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만

영포티 세대는 상대적으로 집을 쉽게 구입하고 경제적 안정을 이룬 반면, 현재 청년세대는 취업난과 주거난에 시달리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을 가진 중년이 젊어 보이려 하는 모습이 반감을 샀습니다.

최근에는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이폰17프로 오렌지 구매 의욕 감소짤’이라는 그림이 퍼졌는데요. 이 이미지는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아이폰17을 든 영포티 스타일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새 아이폰 구매 충동을 억제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영포티 아이폰 짤
영포티 아이폰 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2) ‘스윗 영포티’라는 파생어가 등장

이는 젊은 여성에게만 과도하게 친절한 이중적인 중년 남성을 비꼬는 표현으로, ‘스윗’ 발음도 제대로 못한다는 의미의 ‘서윗 영포티’로도 불립니다. 이런 파생어가 생기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강화됐습니다.

3) 정치적 맥락

2022년 대선에서 40대의 72.7%, 50대의 69.8%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면서, 영포티는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도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영포티 문화의 양면성

부정적 의미로 변질됐지만, 영포티 현상 자체는 한국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1) 긍정적 측면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40대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며 활기차게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여행, 취미생활, 자기계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며,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게 수용하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여행, 취미,  자기계발
여행, 취미, 자기계발

한 심리학 교수는 “영포티는 청소년기 외환위기로 누리지 못했던 것을 성인이 되어 경험하려는 적극적 표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삐삐, 휴대폰, IMF 같은 격변기를 거친 이들이 나이 들어서도 보수화를 거부하고 젊게 살려는 노력은 존중받을 만합니다.

2) 부정적 측면

20~30대와 40~50대 사이의 문화적 주도권 다툼, 세대 간 경제적 격차에 대한 불만, 그리고 일부 중년의 부적절한 행동이 영포티라는 단어에 부정적 의미를 덧씌웠습니다.


영포티 현상,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했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영포티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높은 구매력과 소비 의지를 가진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농심은 영포티 세대가 젊은 시절 즐겼던 맛을 재현한 ‘먹태깡‘을 출시해 22주 만에 1020만 봉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들은 간편하면서도 차별화된 기능성을 담은 제품으로 영포티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영포티를 단순히 40대로 보지 않고, 트렌드에 민감하고 자기 취향이 확실한 소비 주체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개인화와 전문화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죠.


영포티와 MZ세대의 차이점

영포티와 MZ세대는 일부 유사한 특징을 보이지만 명확한 차이점도 있습니다.

구분영포티MZ세대
소비 공간프라이빗한 개인 공간 선호공개적 공간에서 과시적 소비
경제력안정적이고 높은 구매력 보유상대적으로 제한적 경제력
가치 소비개인적 관심사에 아낌없이 투자브랜드 이미지와 트렌드 중시
변화 수용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경험변화 수용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전문가들은 MZ세대가 트렌드를 만들면, 영포티가 이를 메가트렌드로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합니다. 높은 구매력과 빠른 수용력을 가진 영포티가 트렌드에 동참할 때 비로소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죠.


25년 현재 영포티 담론의 의미

2025년 현재 영포티는 단순한 세대 구분을 넘어 한국 사회의 세대 갈등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저성장 시대에 기회가 줄어들면서 세대 간 자원 배분에 대한 갈등이 심화되었고, 영포티라는 단어는 이런 갈등의 출구가 되었습니다.

여자 역도 박수민 선수가 복근 사진을 올렸다가 민원으로 징계 요청을 받자 “안봐도 영포티”라고 반응한 사례처럼, 이제 영포티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세대를 비판하는 용어로도 쓰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집단으로 일반화해 특정 세대 전체를 저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모든 40대가 똑같은 소비 패턴과 가치관을 가진 것은 아니며, 세대 내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며

영포티라는 단어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긍정에서 부정으로, 마케팅 용어에서 세대 갈등의 상징으로 변화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세대 간 긴장을 반영하는 동시에, 40대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세대를 일반화하기보다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현재를 즐기는 모습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다른 세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함께한다면 더욱 좋겠죠.

영포티 현상을 통해 우리는 세대 간 소통의 중요성과,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세대가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어의 의미가 변했다고 해서 40대가 젊게 살려는 노력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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