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 요약, 논란이 되는 내용과 그럼에도 가치 있는 이유

고서와 붓
환단고기 요약

환단고기는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언급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통령이 위서로 결론 난 책을 ‘문헌’이라고 언급하자, 야당과 역사학계에서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1979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도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이 책, 도대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오늘은 환단고기는 어떤 내용의 책인지 자세한 내용을 요약해봤습니다.


환단고기란 무엇인가

여러분은 한국사를 배울 때 고조선부터 시작한다고 배우셨나요? 그런데 고조선 이전에 수천 년 동안 존재했던 거대 제국이 있었다면 어떨까요? 환단고기는 바로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환단고기 책 표지
환단고기

환단고기는 한자로 桓檀古記라고 습니다. 환은 환국을, 단은 단군조선을 의미하며 고기는 옛 기록이라는 뜻입니다. 즉, 환국과 단군조선 시대의 옛 역사를 기록한 책이라는 의미죠.


1979년 이유립이라는 분이 처음 출간했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1911년 계연수가 여러 고대 문헌들을 모아서 하나로 엮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역사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환단고기는 한민족의 역사가 약 7천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며, 기존 역사관을 3천년 이상 앞당기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환단고기 내용 요약: 4권의 구성

환단고기는 단일 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기에 쓰였다고 주장되는 4권의 책을 하나로 묶은 합본입니다. 각 책마다 다루는 시대와 내용이 다릅니다.


1) 삼성기 상편과 하편

삼성기는 안함로와 원동중 두 사람이 각각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책입니다. 삼성은 환인, 환웅, 단군을 가리키는데요, 한민족의 시작부터 단군조선 건국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내용은 환국과 배달국에 관한 기록이에요. 환국은 7대의 환인이 3,301년 동안 다스렸다고 하며, 배달국은 18대의 환웅이 1,565년 동안 통치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환국의 영토는 남북 5만 리, 동서 2만 리라고 하는데 이를 현재 단위로 환산하면 거의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2) 단군세기

고려 말의 문신 이암이 1363년에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책입니다. 단군세기는 47대 단군이 2,096년 동안 고조선을 다스린 역사를 연대기 형식으로 기록했습니다.

여기엔 각 단군의 이름, 재위 기간, 주요 업적들이 상세히 적혀 있답니다. 기원전 2333년 초대 단군왕검부터 기원전 238년 47대 고열가 단군까지의 기록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기간은 약 2천년이 넘는데, 우리가 아는 역사와 다르게 고조선이 훨씬 더 오래 지속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북부여기

범장이라는 인물이 저술했다고 전해지는 책입니다. 북부여기는 고조선이 막을 내린 후 해모수가 세운 북부여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6대 왕이 204년간 통치했다고 기록돼 있으며, 이것이 나중에 고구려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해모수가 기원전 239년에 천왕랑이라는 칭호로 북부여를 건국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후 고주몽이 북부여를 계승하여 고구려를 세웠다는 계보가 제시돼 있습니다.


4) 태백일사

조선 중종 때의 학자 이맥이 편찬했다고 전해지는 책으로, 환단고기 중 가장 분량이 많은 부분입니다. 환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통사적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태백일사에는 삼신오제본기, 환국본기, 신시본기, 삼한관경본기, 고구려본기, 대진국본기, 고려본기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역사뿐만 아니라 천부경 같은 경전과 삼신일체 사상 등 철학적 내용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환단고기가 주장하는 역사의 흐름

시대통치자기간특징
환국 7대 환인3,301년인류 최초의 문명국가, 남북 5만 리의 광대한 영토
배달국18대 환웅1,565년신시 개천, 치우천왕의 활약
고조선47대 단군2,096년단군왕검의 건국, 홍익인간 이념
북부여6대 왕204년해모수의 건국, 고구려로 계승

환단고기에 따르면 한민족의 역사는 기원전 7197년 환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환국은 인류 최초의 문명국가로 묘사되며, 중국의 황하 문명, 인더스 문명, 수메르 문명, 이집트 문명보다도 앞선 세계 최고의 문명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환국 이후 환웅이 배달국을 세웠고, 이 시기에 유명한 치우천왕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치우천왕은 중국 신화에도 나오는 인물인데, 환단고기에서는 그를 배달국의 14대 환웅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가 황제 헌원과 싸워 승리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그 다음이 우리가 익히 아는 고조선입니다. 하지만 환단고기의 고조선은 우리가 배운 것과는 규모가 다릅니다. 만주와 요서 지방을 넘어 더 넓은 영토를 지배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환단고기 내용이 논란이 되는 이유

그렇다면 왜 환단고기는 이렇게 논란이 될까요? 대한민국과 북한의 주류 역사학계는 모두 환단고기를 위서, 즉 가짜 역사서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시대적 오류

환단고기에는 시대와 맞지 않는 용어들이 수없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철학, 이념, 문화, 원시국가 같은 단어는 20세기에나 등장한 근대적 용어인데, 이런 표현들이 고대 역사를 다룬다는 책에 버젓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구려의 관직명인 욕살이나 교육기관인 경당이 단군조선 시대에도 그대로 등장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시대가 수천 년 차이 나는데 동일한 제도가 사용되었다는 건 역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2)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

환단고기는 1911년에 편찬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세상에 공개된 건 1979년입니다. 그 사이 68년이라는 긴 공백이 있는데, 이 기간 동안 원본을 확인한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더욱이 1911년 초간본은 현재 존재하지 않으며, 1979년 이전에 이 책이 존재했다는 객관적 증거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유립은 한국전쟁 중에 원본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전혀 없습니다.

1979년 출간본과 1983년 출간본의 내용이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보완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3) 비현실적인 내용

환국의 영토가 남북 5만 리, 동서 2만 리라는 기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규모입니다. 이를 현재 단위로 환산하면 북극에서 남극까지, 또는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지배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한 환인 7명이 평균 470년 이상씩 살았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는 인간의 수명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수치입니다. 신화가 아닌 역사서라면 이런 내용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4) 고고학적 증거가 전혀 없어요

환단고기가 묘사하는 그렇게 거대한 제국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분명히 유적이나 유물이 남아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환국이나 배달국의 존재를 증명할 만한 고고학적 발굴 성과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환국과 배달국이 존재했다는 시기는 신석기 시대인데, 이 시기에 국가 형태의 조직이 존재하는 건 문명사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문명이 등장하는 시기는 그보다 훨씬 후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환단고기가 주목받는 이유

이렇게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는데도 환단고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을까요?


1) 민족적 자긍심을 자극

우리 역사는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많은 침략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런 역사 속에서 과거 우리 민족이 찬란한 문화를 가진 거대 제국을 이루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역사가 왜곡되었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환단고기는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자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2) 식민사학 비판과 연결되어요

주류 역사학계에 대한 불신도 환단고기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부에서는 현재 한국 역사학계가 일제강점기의 식민사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환단고기를 대안적인 역사관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환단고기 자체에도 일본 고대 문헌의 영향이 발견된다며, 오히려 일제의 논리와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3)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

역사적 진위와는 별개로, 환단고기는 풍부한 상상력과 서사 구조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현세 작가의 만화 천국의 신화를 비롯해 여러 문화 콘텐츠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신화적 요소가 강한 내용이기 때문에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 영화의 배경으로 사용하기에 매력적인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역사는 아니더라도 창작물의 영감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오늘은 환단고기 내용 요약을 통해 이 논란의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살펴봤습니다. 환국부터 배달국, 고조선, 북부여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서사와 함께, 왜 이 책이 역사학계에서 위서로 판단받는지도 알아봤는데요.

환단고기는 분명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민족의 뿌리에 대한 궁금증, 역사 연구의 방법론, 신화와 역사의 경계 등 다양한 주제를 고민하게 만들죠.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할 때는 열린 마음과 비판적 사고를 동시에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과 객관적 증거를 존중하는 일은 무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둘 다 필요한 태도입니다.

이번 논쟁이 역사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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