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증시가 심상치 않습니다. 11월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11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버블”이라는 단어가 점점 더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버블일까요? 아니면 그냥 건강한 조정일까요?
오늘은 지금 미국 증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벤트는 뭐가 있는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미국 증시 하락 이유
1) AI 주식, 이제 정말 너무 비싼 거 아니야?
엔비디아는 11월 초에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했고, 이건 S&P 500 지수 전체의 8%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한 기업이 시장 전체의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밸류에이션입니다. S&P 500의 선도 주가수익비율(P/E)이 23배를 넘어섰는데, 이런 수준은 지난 25년 동안 단 한 번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바로 2020년 코로나 때였는데, 그때도 결국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팔란티어는 700배 P/E로 거래되고 있고, OpenAI의 기업가치는 2024년 10월 1,570억 달러에서 1년 만에 5,000억 달러로 거의 3배나 뛰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요, 54%가 AI 주식이 버블 상태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절반 이상의 전문가들이 “이거 좀 위험한데?”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죠.
2) 마이클 버리, 엔비디아 하락에 베팅
영화 “빅 숏”으로 유명한 그 마이클 버리, 기억하시죠?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서 큰 돈을 번 전설적인 투자자입니다. 최근 그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식에 대한 대규모 풋옵션을 샀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쉽게 말하면, 이 주식들이 떨어질 거라고 크게 베팅했습니다.
버리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칩 감가상각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서 오라클이나 메타 같은 회사들의 이익이 크게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실제 수익성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낮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버리의 베팅이 항상 맞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움직이면 시장이 주목하는 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 소식이 알려진 후 엔비디아 주가는 한 주 동안 7.2% 하락했습니다.
3) 기술주에서 가치주로 돈이 이동하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흥미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고평가된 기술주에서 헬스케어, 소재, 금융, 에너지 같은 가치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스닥은 10월 29일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거의 5% 하락했습니다. 2주 만에 약 1.74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엔비디아는 10월 말 최고점 이후 10% 빠졌고, 메타는 8월 중순 이후 23%, 팔란티어는 11월 초 이후 16% 하락했어요. 물론 연초 대비로 보면 여전히 엄청난 수익률이지만, 최근의 하락세는 확실히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4) 연준의 금리 인하?
연초만 해도 “올해 3~4번은 금리 인하하겠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다른 상황입니다. 12월 금리 인하 확률이 43%까지 떨어졌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가요?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나 고용보고서 같은 핵심 경제지표들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중요한 데이터 없이 금리를 건드리기가 부담스럽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소비자 심리 지수가 50.3을 기록했는데, 이건 2022년 6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입니다. 2022년 6월은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때입니다.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4.11%로 올라갔고, 이건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입니다. 금리가 높으면 채권 수익률이 좋아지니까 굳이 위험한 주식에 투자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모든 시선이 11월 19일 엔비디아 실적으로
지금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엔비디아 실적 발표입니다. 11월 19일 수요일 장 마감 후 엔비디아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월가의 예상은 어떨까요? 애널리스트들은 매출 549억 달러(전년 대비 56.4% 증가), 주당순이익 1.25달러(전년 대비 54.3% 증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실적조차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선도 주가수익비율이 30 가까이 되는데, 이미 엄청난 성장이 주가에 녹아있습니다. 단순히 예상치를 맞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크게 웃도는 서프라이즈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옵션 시장에서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약 8.5%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엔비디아는 과거 10분기 중 9번 실적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가 항상 오른 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가이던스나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이벤트들
11월 19일 엔비디아 실적 외에도 이번 주는 중요한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 11월 18일(화요일): 홈디포 실적 발표가 있고, 미국 ADP 고용지표와 산업생산지수가 나옵니다. 소매 쪽 실적을 보면 소비자들이 실제로 돈을 쓰고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겠죠.
- 11월 19일(수요일): 엔비디아 실적 외에도 타겟 실적이 나오고, 가장 중요한 건 오후 2시에 FOMC 회의록이 공개됩니다. 연준 위원들이 실제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 11월 20일(목요일): 월마트 실적과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됩니다. 실업 데이터는 고용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지표니까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미국 증시는 명백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VIX 지수가 20 수준까지 올라왔는데, 25를 넘어서면 시장이 더 깊은 불안으로 진입하는 신호라고 합니다.
11월 19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적을 넘어서, AI 산업 전체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냉정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공포에 팔거나 탐욕에 사기보다는, 본인의 투자 원칙과 리스크 허용 범위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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